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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Full of happiness hospital, Dr. Jeong's Child Psychiatric Clinic

[건강칼럼] 상처와 회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2-30 12:32
조회
787
http://www.g-health.kr/portal/bbs/selectBoardArticle.do?bbsId=U00192&nttId=308850&menuNo=200460?=&searchCndSj=&searchCndCt=&searchWrd=&pageIndex=1&vType=

[건강칼럼] 상처와 회복 작성일 2014-06-17
정성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세월호 재난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본 모든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이런 슬픔과 고통, 상처는 사람에게 무엇일까. 우리는 고통 속에서 헤매야 할까, 아니면 빨리 헤쳐나와야 하는 것일까.

얼마전 진료를 시작한 아이 중에 동그라미가 여러 개 겹쳐진 장면을 보면 호흡이 가빠지고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공포를 느끼는 아이가 있었다.

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증상을 ‘환 공포증’으로 알고 있었다. 공포증은 모든 대상에서 생길 수 있으니 어떤 이름을 붙여도 상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공포로 인해 학교생활에 지장이 많아 치료가 필요했다. 나중에 알게됐는데 이 아이의 공포 뒤에는 숨겨진 큰 고통이 있었다. 가까운 가족에게 학대 수준의 욕설과 구타 그리고 과도한 처벌이 있었던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안전한 환경이 제공됐다.

그런데 고통이 더 심해진 것. 아마도 상처가 잠재되어 있다가 안전한 시점이 되어서 공포라는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 같다. 예상은 했지만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그간의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치료 과정에서 고통과 연관된 특정 장면만 연상해도 아이는 호흡이 가빠지고 숨이 막혀 멍한 상태로 들어가곤 했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상처의 크기에 비례해 일시적인 치료적 통증은 동반된다. 이 아이는 첫 치료 시간 괴로운 순간을 잘 이겨냈고 치유를 계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마 이 아이는 상처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결국 그 상처는 과거가 되고, 상처는 흐르는 시간의 강물을 따라 흘러가버릴 것이다. 회복되면 대개는 종교적인 수준의 통찰을 얻는 듯하다.

아마도 이 아이라면 ‘내 잘못이 아니라 상처를 준 사람의 잘못이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지금은 지금이다. 과거가 나를 힘들게 하지 못한다’ 정도의 자각을 얻지 않을까 한다.

몽둥이에 맞으면 누구나 멍이 들고 상처가 나듯이, 심리적인 충격 또한 연령에 관계 없이 상처를 남긴다. 환자 중 한 명은 부모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났지만 상처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

이런 경우 현재 일어나는 작은 스트레스가 그 상처를 부지불식간에 건드려, 더 큰 스트레스를 만들 수 있다. 이 환자는 부모의 사망과 관련된 상처를 치료하려 하지 않았다.

치료가 성공하면 부모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었다. 설득 끝에 치료는 시작됐고 마무리 단계에서 “부모와 즐거웠고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이렇게 많은데 왜 사망에만 집착했을까? 이제는 부모를 보내드리고, 내 인생을 즐겨야겠다”고 했다.

스스로의 통찰이 생긴 것이다. 모기에 물리거나 손톱 밑에 가시만 박혀도 가렵거나 고통을 느끼게 된다. 약을 바르거나 가시를 제거하면 씻은 듯 좋아진다.

이것처럼 마음에 상처를 얻으면 그 상처만 보이고, 원래의 밝고 건강했던 마음은 구름에 가리듯 사라진다. 방치하면 몇 년이 지나도 그 상처가 자신을 괴롭힌다.

상처를 치료할 때까지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의 도움이 절실하다. 모든 사람이 상처를 치유하는 용기를 내어 상처와 현실을 공정하고 균형있게 보는 시야를 갖길 바란다.

정성훈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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